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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마라의 매력에 빠지다…멈추지 않는 '마라열풍'
유통가, 마라의 매력에 빠지다…멈추지 않는 '마라열풍'
  • 박지희 기자
  • 승인 2019.11.2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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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아] '마라' 요리가 삼계탕·보신탕 등 복날 음식의 전통 강자의 자리를 위협할 만큼 세를 키우고 있다. 근처에 마라 맛집이 있느냐에 따른 '마세권'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는 등 '마라 열풍'은 어느새 폭풍이 됐다. 유통업계는 이런 시장 흐름 속에서 마라 소스에서 과자를 아우르는 넓은 범위의 신제품을 앞다퉈 내놓으며 마라시장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촉에서 온 향신료'라는 뜻으로 '촉초'라고 불리기도 하는 초피나무를 재료로 만든 마라는 매운 맛을 내는 중국 쓰촨 지방 향신료로, 한자 뜻(저릴 麻, 매울 辣) 그대로 '혀가 저릴 정도로 맵고 얼얼한 맛'을 낸다. 특히 기존 매운 음식들과 달리 혀와 입술이 얼얼해지며 매운 맛이 천천히 느껴져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 피코크 마라탕 (사진=이마트)
이마트 피코크 마라탕 (사진=이마트)

이런 '마라 열풍'은 유통가 전반에 퍼져나가고 있다. 마라의 인기는 이마트가 지난 13일 출시한 '피코크 마라탕(6,980원, 600g)'이 출시 이후 13일만인 11월 25일까지 이마트 HMR(가정간편식) 국/탕 제품 중 매출 1위를 달성한 것만 봐도 단편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기존 HMR 국/탕 제품 중 항상 1위를 차지한 '피코크 차돌박이 된장찌개'를 넘어선 것"이라며 "보통 신상품이 출시되면 초기 매출이 높게 나오는 것을 감안해도 이처럼 기존 인기 상품들보다 잘 팔리는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이같은 피코크 마라탕의 인기 요인을 식지 않는 마라 열풍과 대중적인 맛 개발에서 찾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초부터 마라를 접해보지 못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마라탕 개발에 착수해 집에서 편히 데워 먹을 수 있도록 강도를 낮춘 간편식 '피코크 마라탕'을 출시했다.  

피코크 마라탕은 풍부한 맛을 내기 위해 청경채, 소고기, 버섯 등 8가지의 고형물이 첨가됐으며 마라오일, 땅콩버터, 사골육수 등을 가미했다.

이처럼 마라가 인기를 끌면서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마라 관련 제품들도 지난 해까지만 해도 2~3개에 불과했지만 올해 들어 상품 수가 25개까지 늘었다

그 중 어메이징 마라닭강정은 출시 이후 11월 25일까지 4개월 간 약 2만개 가까이 판매됐다.

CJ제일제당의 '백설 마라탕면소스'.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의 '백설 마라탕면소스'. (사진=CJ제일제당)

유통가의 '마라앓이'는 다양한 상품 출시에서 알 수 있다.  

지난 7월 17일에는 CJ제일제당이 중국 현지의 매운 맛을 그대로 재현한 '백설 마라탕면소스'를 지난 17일 출시했다. 

백설 마라탕면소스는 아시안푸드 전문 셰프의 레시피를 적용, 현지 조리법과 재료를 사용해 로컬 맛집의 음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진한 사골 육수를 넣어 마라탕의 깊은 맛은 더욱 살렸으며, 마라향 미유를 넣어 마라 특유의 얼얼한 매운 맛도 한 층 끌어올렸다.

CJ제일제당은 백설 마라탕면소스 출시와 더불어 제품을 활용한 쿠킹클래스, 매장 로드쇼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병행해 '마라 열풍'을 더 크게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해외여행 경험과 에스닉 외식 메뉴 증가 영향으로 소비자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마라 열풍에 맞춰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소스를 지속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양식품과 풀무원은 마라 라면을 잇달아 내놓으며 '마라 열풍'에 힘을 보태고 있다. 풀무원은 한화이글스와 협업해 지난 2일 '포기하지 마라탕면'을 론칭했다. '포기하지 마라탕면'은 11번가에서 100분 만에 초도 물량 1천 세트를 완판시켰으며, 여세를 몰아 지난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펼쳐진 한화이글스와 KT위즈 사이의 경기에서 공식 론칭 행사까지 진행하는 등 인기몰이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

삼양식품은 마라 맛을 국물과 볶음으로 즐길 수 있는 '마라탕면'과 '마라볶음면'을 출시했다. 이들은 대표적인 마라 요리인 '마라탕'과 '마라샹궈'의 맛을 구현했다. 마라탕의 진한 국물과 마라샹궈의 소스를 최대한 본토 방식으로 구현해 특유의 얼얼한 매운 맛을 살렸다. 또 청경채, 홍고추 등을 후레이크로 넣어 정통 중식의 풍미도 살려냈다.

'마라 열풍'은 '마라'하면 떠오르는 면·탕류를 넘어 과자·떡볶이 등을 아우르는 간편식의 영역까지 퍼져 나가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 14일 ’도리토스 마라맛'을 출시했다. 롯데제과의 자체트렌드 분석 시스템 '엘시아(LCIA)'의 분석에 의해 기획된 '도리토스 마라맛'은 시즈닝 개발에만 1년여가 소요되는 등 연구개발에 심혈을 기울인 제품이라고 롯데제과 관계자는 설명했다.

해태제과도 지난 17일 마라룽샤를 스낵으로 구현한 '빠새 마라'와 스테디셀러 '신당동떡볶이' 마라맛을 내놓으며 롯데제과에 이어 마라 스낵 시장에 진출했다. '빠새 마라'는 새우를 통째로 갈아 넣어 진한 새우맛과 입안이 얼얼한 사천 요리의 맛의 조화를 이뤘으며, '신당동떡볶이 마라'는 은은하게 매운 고추장과 톡 쏘는 마라의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해태제과의 마라 스낵 '빠새 마라'와 '신당동떡볶이' 마라맛. (사진=해태제과)
해태제과의 마라 스낵 '빠새 마라'와 '신당동떡볶이' 마라맛. (사진=해태제과)

해태제과 관계자는 "마라맛의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만큼 오리지널 고유의 맛과 적절하게 어울리면서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밸런스를 찾기 위해 고민했다"고 밝혔다.

CU는 이미 지난 3월부터 마라탕면, 마라볶음면에 이어 '눙물(눈물)을 참지마라, 매워도 포기마라' 등 '마라' 표기를 익살스럽게 활용한 마라만두, 김밥, 족발, 새우 등 마라 간편식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마라족발은 7월 기준 출시 첫 달 대비 매출 48% 신장을 이루는 등 CU 냉장안주류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도 지난 5월 도시락, 치킨 등 마라 간편식을 선보여 높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프레시의 '심플리쿡' 시리즈에서도 사천식마라훠궈, 마라해물짬뽕 등 마라 메뉴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유통업계는 이런 '마라 열풍'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 판단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수년 전 하얀국물 라면 시장도 기존 라면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점유할 만큼 크게 성장했으나 한 순간에 유행이 끝난 적이 있고, '마라'가 시장에 자리잡은 것이 1년 남짓한 기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음식 유행은 보통 3년 이상 지나야 시장에 안착했다고 평가한다"며 "자극적인 맛은 한 순간에 인기가 사그라들기도 하는 만큼 '마라가 대세'라고 단언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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