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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홍대 클럽을 모티브로 한 로봇들의 군무를 볼까?
90년대 홍대 클럽을 모티브로 한 로봇들의 군무를 볼까?
  • 이지연 기자
  • 승인 2018.12.21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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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공간 루프, 권병준 개인전 ‘클럽 골든 플라워’ 개최

 

[뉴스피아] 대안공간 루프는 21일부터 2019년 1월 27일까지 서울 마포구 서교동 대안공간 루프에서 ‘권병준 개인전-클럽 골든 플라워’를 개최한다.

전시는 작가가 밴드의 멤버로 연주하고 노래하던 90년대 홍대 클럽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수공업적 방식으로 제작한 12개의 ‘효용성 없는’ 로봇을 선보인다. 로봇들은 보따리 고물상, 취객, 시위, 구걸, 설교, 면벽수련 등 인간의 행위를 모방하며 군무를 한다.

당시 홍대 클럽은 주류 대중음악에 속하지 않은 인디 뮤지션들의 주요한 활동 공간이자 아지트였다. 권병준은 ‘삐삐롱스타킹’, ‘원더버드’ 등 밴드에서 활동했다. 홍대 지역의 본격적 자본의 유입과 함께 라이브 클럽들은 대부분 사라졌다. 이제 작가는 홍대의 전시공간에 클럽을 재현한다. 그 대신 그의 로봇들이 연주하고 춤춘다. 미디어 아티스트로서 진행해 온 사운드 작업들에 빛과 움직임과 이야기가 담겨 표현된다.

권병준은 4차 산업혁명을 경도하는 이들에게 ‘춤추는 로봇’이라는 역설적이며 풍자적인 비평을 던진다. 그의 로봇들은 로봇 본연의 ‘높은 생산력’의 구현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어 보인다. 로봇들은 온종일 구걸의 손을 내밀며(혹은 악수를 청하며) 술에 취해 비틀거리거나 설교하고 시위하고 정찰하는 등의 효용성 없는 행동들에 전념한다. 그리고 돌연 함께 춤춘다.

권병준은 믿기지 않을 만큼 적은 예산과 가내수공업적 제작 방식으로 로봇을 제작했다. 로봇들은 모두 외팔이다. 6개의 작은/어린 로봇들은 왼팔이고 큰/어른 로봇들은 오른팔이다. 총 160개의 모터로 움직이는 로봇들은 프로그래밍된 한 대의 컴퓨터와 동조한다. 로봇들은 각자의 빛으로 서로를 비춘다. 로봇들은 우리의 삶과 우리의 세계를 비추는 그림자 연극이다. 작가가 연주하고 춤추던 클럽이 그랬듯 말이다. 클럽 골든 플라워의 초대장이 지금 막 우리에게 도착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부터 오후 7시이며, 입장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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